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비율이 역대 최저라고 한다. 선관위에서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책공방이 없는 선거, 정당이 사라진 선거, 이슈가 없는 선거에 굳이 투표장에 나오고 싶은 유권자는 많지 않다. 특히 젊은 층으로 갈수록 그런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래도 투표를 행사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기본권리이자 의무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아울러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차악을 찍어야 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최선이 없다고 차선을 찍어야 한다는건 사실상 민의의 왜곡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차선이 당선되었을 때 정치공학상 민의에 의해 선택되었다고 받아들여질 뿐, 누구도 차선으로 선택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당연히 기표용지에는 도장만 찍게 되어있지 주관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이라도 찍어야 한다는건 더 심각하다. 최악이든 차악이든 같은 악이고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악에게 투표하고서 민주시민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하는건 억지 논리다. 주인에게 썩은 감자만 올려놓고 이중에서 무조건 찍어 먹으라고 하는 꼴이다.
현재의 투표방식은 지극히 일차원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유권자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정할 것을 주장한다.
차라리 찍을 사람이 없다는 칸을 따로 만들면 어떨까? 이 칸에 투표한 유권자가 과반을 넘을 경우 재선거를 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자격에 미달하는 후보들을 억지로 뽑을 이유는 없다. 이 방식은 보다 정확한 민의를 반영할 수 있으며, 정말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안하는 사람들을 정치 무관심층으로 매도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투표율은 분명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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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09 차라리 투표용지에 찍을 사람 없다는 칸을 만드는게 어떨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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