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신해철인가 박진영인가' 라는 칼럼으로 이명박식 영어 공교육 지원사격에 나섰다. 아마도 신해철은 영어 공교육을 반대하는 가수이기에 언급했을 것이고, 박진영은 미국 음반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비교했을 것이다.

칼럼에 의하면 우리가 동북아에 매여있으면 중국과 일본의 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영어를 무기로 세계로 나가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결국 한국의 부모들은 신해철과 박진영 중에서 한 길을 선택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영어를 잘하면 좋다는 점에 대해서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영어 잘하면 편하다. 그리고 다언어 구사능력은 주요 경쟁력 중에 하나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국민이 영어를 잘해야 될 필요는 없다. 평생 가도 영어를 쓸까 말까 한 직업도 있고, 영어를 못하면 버티기 어려운 직종도 있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가수가 박진영이 될 필요는 없다. 영어 쪼끔하는 신해철도, 영어 잘하는 박진영도, 영어 못하는 송대관도 노래만 좋으면 그만이다. 꼭 영어로 불러야 노래가 수준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송대관이 영어를 못한다고 쓴 것이 아님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모든 가수가 박진영처럼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야말로 파시즘적이다. 미국시장에 진출하는게 아무리 좋다 한들 송대관에게 권하겠는가?

차라리 조선일보는 기자들 영어교육이나 제대로 시킬 것을 충고한다. 외신 인용보도를 멋대로 하는 조선일보의 행태를 보면 정작 영어몰입식 교육이 필요한게 누구인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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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봉 변호사(이하 정인봉)가 화두에 올랐다. 정인봉 사태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고 컴퓨터를 켜니 옛 기억이 떠오른다. 이 기억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정인봉을 얘기할 수 없다. 몇가지 더듬어 보자.


기억 #1
이 사진은 월간조선이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하 조기숙)의 증조 할아버지가 바로 동학운동을 야기한 탐관오리 조병갑이라고 고발(?)한 내용이다.

조선일보에게는 조기숙이 눈엣가시처럼 얄미웠겠지만, 족보까지 뒤져 아버지도 아닌 증조 할아버지의 전력을 파헤칠 줄은 조기숙도 미처 몰랐을 것이다. 역시 조선일보의 대단한 탐사보도 능력이다. 칭찬할 만한 기자정신이다. 어쨌든 참여정부에서 공직생활하려면 적어도 족보를 뒤져 한점 부끄럼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던 사건이었다.

아쉬운건 박근혜 전대표(이하 박근혜)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학정에 대해서는 왜 조선일보가 애써 눈을 감는지...  

참고로 조기숙은 동학유족 앞에서 큰절로 증조할아버지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빈 바 있으며, 박근혜는 유신시절 피해받았던 분들에 대해 아직 사과다운 사과한 적이 없다.  
 

기억 #2
이 사진은 상품권 발행업체와 연루의혹이 있던 권기재 전 청와대 행정관(이하 권기재)이 권양숙 여사(이하 권양숙)와 20촌관계인 친척이었다고 폭로(?)한 조선일보의 기사이다.

당시 권기재의 모친이 상품권 발행업체의 코윈솔루션의 주식을 1만 5천주 보유하고 있어 문제가 됐던 사안이다.
그런데 권기재는 이회창 전 후보(이하 이회창)의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던 전력이 있었고, 게임, 상품권 단체 및 상품권 인쇄, 폐기업체의 국회의원 기부내역에 박근혜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모두 생략한 채 콕 집어 권양숙의 20촌이었다는 사실만 대서특필했었다. 역시 조선일보답다.

한발 물러서 바라보면 이회창 운동을 했던 사람을 청와대로 불러들인 노무현 인사도 왜 코드인사라고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어쨌든 이 기사는 당시 유머사이트에서 베스트 유머로 꼽힌 바 있다. 참고로 누리꾼의 댓글 중 하나를 살펴 보면 이 기사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대단한 통찰력의 댓글이다.

같은 부모 밑에 형제 2촌 부모 2명, 같은 조부모 밑에 형제 4촌 조부모 4명, 같은 증조부모 밑에 형제 6촌 증조부모 8명.... 같은 n조부모 밑에 형제 2n촌 n조부모 2^n승명, 같은 10조부모 밑에 형제 20촌 10조부모 1024명, 1024명 512부부.... 한 부부당 1대손 평균 2명 2대손 평균 4명.... n대손 평균 2^n승명 10대손 평균 1024명 인구증가 감안(10대 사이에 2배 정도) 평균 2048명"으로 계산한 결과 "권양숙 영부인과 20촌 관계인 친척은 512*2048=1,048,576명"이 나왔다. 이것도 같은 항렬일 뿐이지 권양숙 영부인의 손자뻘, 할아버지뻘(∵짝수촌이므로)로 따지면 대한민국 국민 24촌(등비급수)이면 전국민에 해당한다


정인봉 사태를 얘기하는데 왜 갑자기 옛 기억을 떠올리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누리꾼들이 많을 것이다. 아무리 봐도 정인봉의 이명박 전시장(이하 이명박) 과거 폭로는 수구신문이 자초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관련 기사에서 보듯 지나친 이명박 띄우기는 이명박에 대한 비판을 어렵게 했고, 결과적으로 이명박에 대한 부실한 검증으로 이어졌다. 이제 와서 수구신문은 한나라당 최고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그에게 검증의 칼을 대기도 어려운 매우 난처한 상황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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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판에서 메이저신문의 위력은 대통령급이다. 아니 대통령을 가볍게 넘어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김영삼)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김대중)도 임기 말년에는 메이저 신문에 굴복했다는 얘기는 그 위력을 짐작케 해준다. 유일하게 버티고 있는 대통령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하 노무현)이다. 이렇게 언론과 싸우고 있는 덕분에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초기부터 계속된 수구신문의 집요한 노무현 때리기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다.

위의 기억에서 보듯, 참여정부의 핵심인사들은 말도 안되는 기사로 곤욕을 치렀다. 때로는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래서 일관된 노무현 정책이 힘을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말도 안되는 견제 덕분에 여권은 단단한 맷집이 생겼다. 벌판에 뿌리를 튼 잡초같이 질긴 생명력을 가지게 했다. 왠만한 검증에는 이골이 나 있는 상태이다. 겁없이 메이저 언론에 굴복하지 않고 대드는 대통령은 노무현 뿐이다.

반면 한나라당 후보들은 아직 맷집이 잡혀 있지 않다. 맷집을 키울 만한 공격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다. 한마디로 온실속에서 큰 화초라 할 수 있다. 이명박의 과거도 박근혜의 과거도 수구신문의 기사꺼리에서는 제외되어 있었다. 묻지마 한나라당 띄우기가 지지율의 고공비행을 가능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 정인봉 사태로 전 언론사가 시끄러울 때에도, 조선일보는 유일하게 이 기사를 낮은 비중으로 보도했다. 아마 내심 싣고 싶지 않은 기사였을 것이다. 얘들이 왜 다된 밥에 재 뿌리려고 그러나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런 방패막이가 결국 창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X-파일이니, 박근혜 X-파일이니 말들이 많이 오고 간다. 그중 대부분은 낭설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중에 하나가 진실로 판명될 경우, 두 후보는 바로 시험대위에 서게 될 것이다. 대선의 시험대는 수구신문도 막을 수 없는 국민의 심판이다. 그리고 준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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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올곧게 저주의 한길을 걸어온 조선일보. 어떻게든 노무현 대통령과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배경에는 '노무현을 어떻게 대통령으로 인정해?' 라는 정서가 깔려 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조선일보가 지닌 정치적 파워 덕분에 '노무현 저주하기'는 파급력을 갖게 되었다.

그럼 노무현 대통령이 잘했느냐? 라는 질문에 별로 할 말은 없다. 왜냐하면 성과를 거둘만한 힘이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이 대통령이지 합법적인 권한행사에도 제동이 걸린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그 원인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 열린우리당의 무능이 있다. 그리고 더불어 대통령 불인정이라는 극우세력의 암묵적 카르텔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문제를  함께 드러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구신문은 모든 원인을 노무현 대통령의 독선과 인식의 문제로 단순귀결시키는 놀라운 철면피적 마각을 숨기지 않았다.

아마 노대통령의 신년연설에 대해 조선일보는 얼굴 화끈거렸을 것이다. '어디 두고보자' 라며 이를 박박 갈았을 것이다. 특히 노대통령이 오늘 생방송으로 얘기한 내용이 신문에 어떻게 왜곡되는지 보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헤드라인을 뽑을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역시 조선일보스러운 찌라시 문법으로 일관했다.

우리 정치풍토에서 조선일보의 사설과 기사는 막강한 힘을 가진다. 수구극우세력에게 대항논리를 제공하고, 여론을 선도하고, 개혁세력의 발목을 잡고, 매카시적 색깔론을 공개적으로 펴는데는 조선일보가 독보적이다. 거의 바이블이라 할 만 하다. 그래서 한나라당에서 김대중 주필의 강연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일보의 저주가 대한민국에 주는 베네핏은 무엇일까? 노무현 때리기에 써먹을 수 있다면 자신이 주장했던 논리 바꾸기 마저 서슴치 않는 신문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옛날 이야기 중에 우산장수와 짚신장수를 둔 어머니 이야기가 있다. 조선일보는 만약 이 어머니가 노무현이었다면 비가 오면 아들을 짚신장수 시켰다고 조롱할 것이고, 날이 개면 우산장수 아들을 둬서 무능하다고 어머니를 나무랐을 것이다.

반면 그 어머니가 이명박, 박근혜였다면? (不問可知...)

조선일보, 이제 그 입을 다무는 것이 좋다. 그게 또 국가와 국민을 돕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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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

아래는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다.
내 블로그에 썼던 글과 비슷한 톤이어서 퍼왔다.
조선일보의 저주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 일지 우려된다.


안보장사꾼 <조선>이 원하는 건 전쟁인가

[주장]<조선일보> 10일 사설을 비판한다
이태경(red1917) 기자

'대한민국 지키는 대결단을'
지난 10일자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을 이례적으로 1면에 실었다. '북한 핵실험 사태'에 대한 조선일보의 입장이 집약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사설을 꼼꼼히 읽어보면 조선은 현 사태의 원인이 무언지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전혀 엉뚱한 처방을 주문하고 있다. '대한민국 1등 신문'(?)임을 자부하는 신문의 사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조선>, 북한 핵실험 사태 원인 정말 모르나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까닭에 대해 단 한 줄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아무리 사소한 사건에도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하물며 핵실험 같이 중차대한 일이야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유가 미국으로 하여금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것은 '체제안전보장'과 '국교 정상화'이고, 북한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내놓을 수 있는 건 핵 개발 포기이다.

기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 개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지렛대의 성격이 강했다. 물론 북한이 남한과의 재래식 군비경쟁에서 승산이 없음을 절감하고 비대칭 전력을 보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는 부시의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거부하고 별다른 성과도 없는 6자 회담을 고집하는 데 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측이 제시하는 일괄타결 방안-미국은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며,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는 방안-이 일면 타당한데도 불구하고 도대체 미국은 왜 이에 응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이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듯싶다. 그 중 손꼽히는 것이, 미국이 북한처럼 불량한 정권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설과 미사일방어(MD)체제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북한 같은 외부의 위협이 필요하다는 설이다. 어쩌면 둘 다 맞을지도 모르겠다.

북한의 셈법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거부하는 미국의 속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헤아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없이 북한이 이른바 '정상국가'가 될 길은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악의적 무시'로 일관해 왔다. 여기에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가해지고, 미국이 북한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시도하고 있다는 북한 수뇌부의 의심이 더해지면서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사면초가에 몰린 북한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여겼을 법도 하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핵 개발 선언에도 꿈쩍 않는 미국을 직접 대화로 이끌 유일한 수단은 핵실험 뿐이라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했을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매우 크다. 핵실험 이후 일괄타결만이 현안을 풀 수 있는 길이라고 북한 고위 관리들이 주장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북한이 체제붕괴의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핵실험을 감행한 데에는 나름대로의 치밀한 셈법이 작동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상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 중국의 협조 없는 경제제재는 한계가 있다는 점, 북한의 핵 무장이 동북아 전체의 핵무장으로 확산되는 걸 미국이 구경만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 등이 북한의 셈법을 구성한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셈법이 맞을지 여부를 알 수 없다.

원인 분석없이 저주만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북한이 핵실험을 한 최대 이유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까닭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핵실험에 의한 인공 지진파가 전해진 2006년 10월 9일 오전 10시35분을 기해 북한과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는 끊겼다. 북한의 2300만 주민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기약 없는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야 한다. 북한 핵도박의 결론은 북한 종말의 시작이다"며 북한을 저주하고 있다.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북한의 핵실험 같이 절체절명의 사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북한이 핵실험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분석도 없이 위기의식만을 조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물론 동기가 어떻든 간에 북한의 핵 실험은 비난받아 마땅한 도발행위이다. 북한 지도부가 무슨 말로 미화하고 분식(粉飾)하더라도, 북한의 핵실험은 자칫 한민족 전체를 공멸의 위기로 몰아넣을 화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한 원인이 무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조선일보는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무력제재까지 가능하게 하는 유엔헌장 7장에 따른 대북제재에 착수할 것이다. 대북 압박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손에서 놓거나 핵을 쥔 북한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핵에 의지한 북한의 생존전략이 사실은 자살행위였다는 말이다. 문제는 북한 정권이 대한민국을 죽음의 동반자로 끌고 가려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무력제재까지를 포함하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고강도 제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북한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 "대북 압박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손에서 놓거나 핵을 쥔 북한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될 것", "핵에 의지한 북한의 생존전략이 사실은 자살행위였다"라고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섬뜩한 독기(毒氣)마저 느껴진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간절히 바라는 조선일보의 심정이 은연중에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하면 지나친 것일까?

정작 조선일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 사설의 마지막에 등장한다. 조선일보는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살아남아야 한다. 어떻게 되찾고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쌓아 올린 대한민국인가. 그러려면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에 대한 大대결단이 필요하다. 동맹이냐 자주냐 하는 결단을 내려야한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 또는 노무현 정권의 결단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결단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사즉생(죽을 각오를 하면 살길이 열린다)의 결의로 이 결단의 순간을 맞아야 한다"면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데 반대할 대한민국 국민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한미)동맹과 자주 가운데 선택을 하라고 국민들에게 종용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조선일보가 생각하는 (한미)동맹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을 위시한 대북 제재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북한을 고사시키는 길일 것이다.

'자주'없는 '동맹'의 끝은 전쟁
(한미)동맹을 위해 대북 경협과 금강산 관광, 민간 교류도 전면 중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반면 조선일보가 말하는 자주는 햇볕정책으로 상징되는 대북포용정책의 지속적 추진일 것이다.

물론 조선일보는 (한미)동맹을 지지하고 자주를 증오한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충고를 받아들여 자주를 포기하고 (한미)동맹을 선택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대한민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해 해상 및 항공봉쇄에 가담하면 북한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을까? 대북경협을 중단하고 인도적 지원을 끊으면 북한 내 강경파의 입지만 강화시켜 주고 이는 곧 한반도 내의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로 귀결되는 건 아닐까?

조선일보의 조언을 따라 자주를 버리고 조선일보식의 (한미)동맹을 선택하는 순간 한반도에는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 확실하다. 한반도 내에서의 전쟁이란 민족의 공멸을 의미한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조선일보라고 해서 무사할 수는 없을 터이다. 모쪼록 조선일보는 이런 이치를 밝게 깨달아 이제 그만 안보장사를 멈추는 것이 좋겠다. 안보장사도 좋지만 민족의 생존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한반도에 드리는 전운(戰雲)을 걷어내고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미 직접 대화를 통한 일괄타결 뿐이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지속적인 대북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임을 정부와 국민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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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