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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6 2007 대선 감상법 - 거대담론 (8)

지금까지의 대선구도는 시대정신이 후보를 뚜렷하게 구분해 왔다.
군정 Vs 문민, 민주 Vs 반민주, 그리고 개혁 Vs 보수 등의 거대담론에 따라 후보들과 지지자들은 명확히 갈라섰다. 물론 이 기제 아래에서도 지역별, 분파별로 합종연횡을 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판세는 그래왔다.

다가올 2007년 대선은 어떤 거대담론이 등장할까?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선이 민주화와 산업화 담론의 마지막 대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대중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세력과 박정희로 대표되는 산업화 세력은 각종 대선과 총선에서 때로는 개혁과 보수로, 혼란과 안정 등의 다른 단어로 옷을 갈아입으며 대결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 두 거대담론은 시대정신으로 받들기에는 이젠 너무 늙어버렸다.

민주화? 민주화는 이미 절차적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70년대의 유신, 80년대의 전두환, 노태우 군정을 거치면서 타는 목마름으로 부르짖던 민주화는 이젠 어느 누구의 입에서도 구호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매일 같이 대통령을 까대도 안기부(지금은 국정원)에서 기자들 조지는 일도 없고,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시키는데도 주저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 민주화는 대한민국의 자랑이지 더 이상 성취대상이 아니다.

산업화? 이미 정보화 시대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젠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IT 사회를 선도해가고 있는 위치라고 볼 때, 산업화는 정치적 거대담론으로서의 역할이 거의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유신시절 수출 1억불 돌파 기념식처럼 계량화된 수치를 사회 전체의 목표인 것처럼 몰고 가는 단세포적 사회는 아련한 추억일 뿐이다.

그렇다면 남은 거대담론은 남북문제인데 아직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기에는 사회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누구도 선거공약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 대한민국은 두동강이 날지도 모른다. 세계는 이미 냉전탈피한지 오래 되었지만 한반도에서는 진행형인 까닭이다.

2006년 현재 20세기의 거대담론은 그 수명을 다했다. 산업화 세력의 30년, 민주화 세력의 15년 집권을 경험한 국민들로서는 21세기용 거대담론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당의 소프트웨어는 아직 받쳐주지 못하는 셈이다.

결국 남는 것은 민생이나 경제살리기 등 단기적 정책들이다. 이 부분에서 국민들은 산업화 세력에게 점수를 더 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지방선거 결과가 그래왔다. 이제 고민은 민주화 세력의 몫이다. 국민들에게 민주화를 빼고 실질적으로 손에 쥐어 줄 수 있는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참여정부는 이 부분에서 국민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열린우리당의 잠룡(정동영, 김근태 등)들도 이 부분이 취약하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정희 신화를 등에 업은 박근혜, 청계천의 이명박, 민생탐방하는 손학규 등 보여줄게 넘친다. 오히려 이들간의 분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런 거대담론의 실종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잉태한다. 그 패러다임을 누가 만들어 내는가, 그리고 누가 빨리 적응하는가에 이번 2007년 대선은 명암이 엇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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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