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비율이 역대 최저라고 한다. 선관위에서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책공방이 없는 선거, 정당이 사라진 선거, 이슈가 없는 선거에 굳이 투표장에 나오고 싶은 유권자는 많지 않다. 특히 젊은 층으로 갈수록 그런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래도 투표를 행사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기본권리이자 의무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아울러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차악을 찍어야 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최선이 없다고 차선을 찍어야 한다는건 사실상 민의의 왜곡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차선이 당선되었을 때 정치공학상 민의에 의해 선택되었다고 받아들여질 뿐, 누구도 차선으로 선택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당연히 기표용지에는 도장만 찍게 되어있지 주관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이라도 찍어야 한다는건 더 심각하다. 최악이든 차악이든 같은 악이고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악에게 투표하고서 민주시민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하는건 억지 논리다. 주인에게 썩은 감자만 올려놓고 이중에서 무조건 찍어 먹으라고 하는 꼴이다.

현재의 투표방식은 지극히 일차원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유권자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정할 것을 주장한다.

차라리 찍을 사람이 없다는 칸을 따로 만들면 어떨까? 이 칸에 투표한 유권자가 과반을 넘을 경우 재선거를 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자격에 미달하는 후보들을 억지로 뽑을 이유는 없다. 이 방식은 보다 정확한 민의를 반영할 수 있으며, 정말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안하는 사람들을 정치 무관심층으로 매도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투표율은 분명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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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
정몽준후보의 여기자 성희롱사건에 대해 MBC는 사건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비공개 이유에 대해서 딱히 내세운건 없다. 그저 공개에 따른 후폭풍, 여기자의 신분노출, 한나라당의 음성적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언론사는 사실에 대해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어떤 정치적 득실관계를 낳는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설사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 할지라도 언론에게 국민의 알권리 보장 이상의 가치는 없다. 이 사건은 여기자의 동의만 있다면 당연히 공개를 해야 한다. 그리고 모자이크 처리 등을 통해 충분히 얼굴을 가릴 수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비공개를 결정했다는건 전혀 언론사답지 않은 처신을 한 것이다.

얼마 전에 최연희의원의 성희롱사건은 동아일보의 적극적 입막음으로 사건이 유야무야 넘어가더니 이젠 정몽준후보의 경우도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되었다. 언론의 무책임한 이해득실 계산으로 국민들의 소중한 알권리는 무시된 것이다. 이게 바로 부끄러운 대한민국 언론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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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
총선판이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이런 총선은 처음이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정체불명의 선거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어디로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리하기 쉽지 않다.

현상적으로 보면, 당적상 동지지만 사실은 동지가 아닌 적인 상황도 존재하고, 특정인과 친한 사람들이 모인 친목모임이 버젖이 정당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선거 후 복당이 불가하다, 혹은 가능하다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이를 조장 내지는 방조하고 있는 박근혜에게 해당행위라는 말도 무서워서 하지 못한다.

이게 여당인 한나라당의 모습이다. 현장에서 친박연대는 박근혜 마케팅을 벌이고, 한나라당도 박근혜를 팔지 말라는 박근혜 감싸안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관련보도에 의하면 친박연대의 위세가 만만치 않은 듯 보인다.

친박연대를 심정적으로 지원하는 박근혜의 입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어쨌든 박근혜는 정당정치의 기본을 무시하고 있다. 절차적 정당성이 희박하다고 해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딴 살림을 차리는건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 차라리 탈당을 통해 새로운 정치지형을 그리는 것이 혼란을 감소시켜주건만, 홀대를 받으면서도 탈당은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그녀를 이상주의자라고도 하고 그녀의 한계라고도 하는 것이다.

어쨌든 과정은 차치하고 이번 총선은 정당이 퇴색되고 보스가 기승을 부리는 선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이후 보스정치가 종식되는가 했지만, 결국은 이명박, 박근혜의 두 보스간 세력다툼, 손학규, 정동영, 이회창의 중소 군주싸움, 그리고 잊혀진 두김씨까지 암암리에 선거판에 발을 얹어놓았다.

이제 유권자는 국회의원을 선택할때 그 사람의 정책이나 공약, 비전이 아닌 특정 보스와의 친소관계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도 정당은 배체된채 말이다. 다시 한국정치 시계는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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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관계가 쉽지 않으리라 예상은 했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출범한지 2개월도 안되었는데 벌써 경색국면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이렇게 된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근본 원인은 북한을 바라보는 이명박의 시각이 크게 한몫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는 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햇빛정책으로 개방을 유도했지만, 이명박정부는 북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상호주의 원칙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게다가 무리하게 전 정권과의 차별화를 기하려다 보니, 또 국내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려다 보니, 지나치게 원칙주의로 북한을 대하는 감도 없지 않다.

결국 이명박정부는 경제와 안보를 별개의 개념으로 보고 추진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한반도의 안정이 경제성장의 필수요건인데, 경제는 살린다고 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모순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북한은 김태영합참의장의 선제타격 발언을 계기로 전방위적인 공세에 들어간 상태다. 급기야 이명박대통령에게 역도라는 단어를 붙였고, 남북관계와 핵협상을 연계하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미국은 부시정권의 말기에 접어들면서 대북 강경책은 접어둔 상태다. 6자회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바라고 있는 부시로서는 남북관계의 경색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로써 당분간 현상적으로는 이명박정부에게 딱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츄어식의 감정적 대응으로 북한을 건드렸다가 경제에 안좋은 시그널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총선에 영향력을 줄 생각 하지 말고, 하루 속히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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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