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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초등학교 학급이 있었다. 당연히 반장도 있었다. 근데 학기초 반장으로 선출된 이 아이는 못사는 동네에 살고 가정도 변변치 않아서 누구도 뽑히리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극적으로 반장선거에 이겼다. 그래서인지 소위 잘사는 동네 아이들은 못사는 동네 아이가 반장한게 늘 못마땅했다. 지난 학기 반장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 학기에는 더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되었으니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상태이다.

학기초부터 잘사는 동네 아이들은 반장이 말할 때마다 딴지를 걸고 나왔다. 무식이 통통 튄다느니, 막말이라느니, 반장할 만한 인간성이 아니라는 등... 어차피 학급 발행신문은 잘사는 동네 애들이 주도를 하니 학급분위기를 악의적으로 조성하는건 손바닥 뒤집기만큼 쉬웠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반장은 아니었다. 비록 못 사는 동네 출신이지만 할말은 하고 마는 성격인지라 조목조목 반박하기 일쑤였다. 그러면 학급신문에서 반장이 또 막말한다고 성화였다. 학급 아이들은 지쳐갔다. 도대체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고, 학급회의에서는 그저 말싸움 뿐이었다.

반장을 찍었던 아이들도 반장으로 인해 생긴 시끄러움에 진저리를 치기 시작한다. 어쨌든 시끄러우니까 이제 반장좀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반장은 외로웠다. 일을 해보려 하면 잘 사는 동네 아이들이 학급회의에서 합의 안해주고, 개혁하려고 하면 학급신문이 왜곡했다.

마침내 반장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자 잘 사는 동네 아이들은 대놓고 떠들기 시작했다. "거봐라 저런 X을 뽑았으니 학급이 이 모양 이꼴이지~ 우리 동네 애들 뽑았으면 이런 일 없었을 거다." 어느덧 아이들은 잘사는 동네 아이들을 뽑으면 최소한 시끄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젖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반장 탓으로 돌렸다. 학급회의에서 통과 못시킨 것도 반장 탓이고, 심지어 우리 반애가 다른 반애들한테 맞고 온 것도 반장 탓이고, 시끄러운 것도 반장 탓이고, 다 반장 탓이었다. 이른바 반장 따돌리기가 퍼진 것이다.

학급신문 기자와 잘 사는 아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낄낄대고 웃는다.
"이제 다음 반장선거는 누워서 떡먹기다."
"적어도 못사는 동네 XX들을 뽑으려고 하진 않을꺼다."
"잘사는 애가 반장되면 이제 우리들 세상이다."
"게다가 반장편 드는 애들은 학급에서 따돌림 받는 분위기이니 대놓고 반장 약올려도 누가 뭐라 안할꺼야."

반장을 지지했던 아이들도 한 구석에 모여 얘기한다.
 
"옛날 반장들은 자기 욕하면 힘쎈 애들 동원해서 패고 그랬는데, 이제 그놈들이 반장 알기를 X같이 아네"
"잘사는 애들이 다시 반장되면 옛날로 돌아가는거 아냐?"

그렇게 지루한 하루하루가 지나가던 어느날. 잘사는 집 아이가 학급회의에서 한마디 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부동산문제 때문에 당이 해체될 위기에 처하니까 바로 탈당해버리고 대통령보고 니도 탈당해라"

이렇게 우리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벙어리로 만들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폭력하는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제 신문사가 뽑은 대통령을 받아들여야 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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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