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획일적으로 이루어진다. 외국의 경우 환경, 낙태, 여성 등의 이슈에 따라 진보와 보수가 나뉘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 기준이 매우 정치적인 항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정치인들중 대부분은 자신을 중도라고 여긴다.  아마 중도라야 표를 얻을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 같다.

참고로 인터넷에서 검색한 내용을 보면 재미있다. 중앙일보에서 2004년 실시한 이념 스펙트럼에 의하면 한나라당은 5.4, 열린우리당의 이념 평균은 3.5였다. 열린우리당의 전신인 민주당의 2002년 평균은 3.6이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 각각 4.5, 4.6이다.(조사에서 '가장 진보'는 0, '가장 보수'는 10이다)

그런데 박근혜후보(이하 박근혜)도 자신을 중도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극우보수에 가까운 그녀가 자칭 중도라니 국민들에게 혼선을 줄 만 하다. 위 그림에 따르면 적어도 6 이상의 극우로 나올텐데 말이다. 이에 자타공인 극우보수인 조갑제씨가(이하 조갑제) 박근혜에게 기회주의라며 비난세례를 퍼부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박근혜 :
"2년 3개월간 한나라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국민과 국익의 관점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정책과 노선을 정해 왔다. 그게 중도다. (자신을 '보수'로 보는 시각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니냐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부분이 치우쳤느냐고 물으면 답을 못한다. 국익을 위한 길에 치우친 적이 없다고 설명하면 반론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조갑제 :
"이념문제에서 중도라고 말하면 이는 기회주의란 뜻이다. 반공우파 이념 위에서 건국된 대한민국에선 '나의 이념은 중도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순 없다. 뭔가 착각이 있는 것 같다. '나의 정책은 중도이다'라고 하면 말은 된다. '나의 이념이 중도이다'는 말은 말이 아니다. 이는 중도라는 이념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가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이다. 이를 줄여서 우파적 이념이라고 한다. 한국인은 의무적으로 '나의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이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중도라고 하니 '나는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좌파) 가운데서 중도이다'는 말처럼 들린다. 이념은 가치관이고 신념이며, 이념과 가장 가까운 것은 신앙이다. 기독교인이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에서 중도일 수 없듯이 한국인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즉 우파와 좌파 사이에서 중도일 수 없다. 정책을 두고 중도라고 하면 균형감각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지만 이념문제에서 중도라고 말하면 이는 기회주의란 뜻이 된다. 박 전 대표는 어제 발언에 대해서 보충 설명을 하여 오해를 풀어야 할 의무가 있다."


두 사람의 주장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는가? 특히 이념에는 중도가 없다고 단언하는 조갑제의 주장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과거 조갑제는 진보적 성향의 정치인(김대중 전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상검증에 주로 매달렸는데 이제는 같은 극우끼리도 한치의 어긋남도 허용치 않으려는 오만에서 서글픔마저 든다. 언제쯤 이데올로기의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을런지 한심스럽다.

그리고 박근혜가 진정 중도라고 생각한다면 묻고 싶다. 민주주의 학살자인 박정희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지... 조갑제의 보충설명 요구에 대해 어떻게 박근혜가 어떻게 답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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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