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지역예선을 거쳐 본선 토너먼트를 통과해야 한다. 장장 1~2년에 걸친 레이스다. 전세계 UN 가입국 수보다 많다는 FIFA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기에 장기전은 어쩔 수 없다.

올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서서히 후보간에 칼을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박근혜는 머리까지 깍고 전초전은 이미 끝났다며 이명박에 대한 사상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고건은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본격적인 합종연횡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난 대선을 보자. 합종연횡은 필수적이다. 지역에 기반한 국내 정치상황에서는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노태우는 양김간의 단일화 실패로 당선이 되었다.(합종연횡의 실패) 김영삼은 김종필, 박태준간의 합종연횡으로 권력을 얻는다(非호남 정치연합) 김대중은 김종필과의 연대로 정권을 차지했다.(非영남 정치연합) 노무현은 마지막날 정몽준이 배신하긴 했지만 합종연횡 과정을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反이회창 연합)

투표일 몇시간 전까지도 합종연횡은 대선의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이다. 결선투표가 없는 한 후보간 이합진산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당연히 이번 대선도 예외는 아니다. 공포영화에서 귀신이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사람을 놀래키러 등장하는 것과 똑같다.

한편에서는 이명박 대망론이라는 섣부른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상기해 보자.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1등한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우승한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대선은 이제 겨우 월드컵 지역예선을 치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각 당에서 후보가 선정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누구도 소속정당의 후보가 되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현재 정당구도가 그대로 이어지리라 보장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래저래 재미있는 대선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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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 and 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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