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한다. 이제 그의 말대로 승부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청와대에 있는 동안 수구세력과의 끊임없는 외로운 싸움을 해왔던 그로서는 떠나는 순간이 홀가분할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의 휴식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세상이 그를 강호에 묻혀 살게 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는 어쨌든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에서 끝까지 무릎꿇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기존 대통령은 수구세력이었거나, 아니면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 수구세력의 카르텔에 협조했던 전력을 갖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막판에 수구세력과 타협을 했던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노무현 만큼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서 재임기간 내내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참여정부와는 달리 이명박정부는 그야말로 수구세력의 품에서 잉태된 정부다. 수구언론의 인큐베이터에서 자랐고, 재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기득권세력의 카르텔을 방패삼아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그래서 적어도 언론이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 일도 없을 것이고, 솔직한 언변을 한다해도 품격이 떨어진다는 비난은 하지 않을 것이고, 김정일 위원장과 손잡는다 해서 빨갱이라는 욕을 퍼붓지도 않을 것이다.

태생의 차이만큼 정치철학도 다르다. 지역감정 타파와 지방화를 꿈꿨던 노무현에 비해 이명박은 서울시장 경력만큼 중앙집권적 국정운영을 할 것이다. 노무현의 행정중심도시 이전에 극력하게 반대했던 이명박이다. 경제문제를 보는 시각도 상이하다. 상대적으로 복지중심의 노무현과 성장중심의 이명박은 분명히 궤를 달리한다. 그런 두사람이 비슷한 견해를 가진건 한미 FTA가 있지만 그 추진배경은 다르다.

이런만큼 두사람에 대한 비교는 소잿거리다. 좋든 싫든 노무현은 이명박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Rain and Grass